
현대 뮤지컬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연 작품, 라라랜드는 가난한 피아니스트 세바스찬과 배우 지망생 미아의 이야기를 통해 꿈을 향한 열정과 사랑의 양립 불가능성을 그려냅니다. 데이미언 차젤 감독은 1940년대 할리우드 황금기 뮤지컬의 감성을 현대적 영상미와 결합하여, 예술가들이 겪는 근본적인 갈등을 섬세하게 포착했습니다.
꿈과 현실 사이의 선택, 예술가의 딜레마
라라랜드가 그려내는 가장 핵심적인 주제는 꿈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예술가들의 모습입니다. 배우를 꿈꾸는 미아는 커피숍에서 알바를 하며 수많은 오디션에서 좌절을 반복합니다. 오디션 현장에서 캐스팅 디렉터들이 그녀의 연기를 무시하며 잡담을 나누는 장면은, 예술가 지망생들이 겪는 냉혹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한편 재즈를 사랑하는 피아니스트 세바스찬은 자신이 연주하고 싶은 음악 대신 레스토랑에서 정해진 곡만 연주해야 하는 처지입니다. 그가 재즈 즉흥 연주를 하다가 해고당하는 장면은 예술적 순수성과 생계 유지 사이의 불가피한 충돌을 상징합니다.
영화는 세바스찬이 옛 친구 키스의 밴드에 합류하는 과정을 통해 이러한 갈등을 심화시킵니다. 키스의 밴드는 상업적으로 성공한 팝 재즈를 연주하지만, 세바스찬이 사랑하는 전통 재즈와는 거리가 멉니다. 그럼에도 그는 미아와의 사랑을 지키고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 자신의 예술적 신념을 접습니다. 영화는 이 장면에서 색채 대비를 활용하여 두 사람의 내면을 시각화합니다. 미아를 감싸는 따뜻한 붉은색은 여전히 꿈을 향해 나아가는 그녀의 열정을 상징하는 반면, 세바스찬을 둘러싼 차가운 푸른색은 꿈을 포기한 그의 슬픔과 고독을 드러냅니다.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서 개막작으로 공개된 이 작품은 평단으로부터 압도적인 호평을 받았습니다. 《위플래쉬》보다는 《뉴욕 뉴욕》을 연상케 하는 리얼리즘 뮤지컬에 가깝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습니다. 이는 영화가 단순히 화려한 노래와 춤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예술가들이 실제로 겪는 고통과 선택의 무게를 진지하게 다루기 때문입니다. 국내 언론시사회에서 영화가 끝나고 박수가 터졌다는 후문은, 이 작품이 관객들에게 얼마나 깊은 공감과 감동을 주었는지를 증명합니다.
사랑과 이별, 두 예술가의 운명적 만남
세바스찬과 미아의 사랑 이야기는 운명적 만남에서 시작됩니다. 텔레토비 컨셉의 드레스를 입고 파티에 갔던 미아는 기대했던 특별한 만남을 찾지 못하고 외로움을 느낍니다. 하지만 우연히 들린 레스토랑에서 세바스찬의 피아노 연주를 듣고 그에게 이끌립니다. 해고당한 직후 화가 난 세바스찬이 그녀를 무심히 지나치는 장면은, 두 사람의 관계가 순탄하지 않을 것임을 암시합니다. 이후 파티에서 재회한 두 사람은 티격태격하면서도 묘한 끌림을 느끼고, 로스앤젤레스의 야경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서 춤을 추며 서로에게 빠져듭니다.
영화는 두 사람의 사랑이 깊어지는 과정을 계절의 변화와 함께 보여줍니다. 봄에 시작된 그들의 관계는 여름 동안 가장 뜨겁게 타오릅니다. 그리피스 천문대에서 펼쳐지는 환상적인 댄스 신은 영화의 백미로 꼽힙니다. 천장이 우주로 변하고 두 사람이 별들 사이를 떠다니는 장면은, 사랑에 빠진 이들이 느끼는 비현실적인 행복감을 시각적으로 구현합니다. 하지만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오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균열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세바스찬은 밴드 활동으로 바쁘고, 미아는 그가 재즈의 꿈을 포기했다는 사실에 실망합니다.
두 사람의 결정적인 갈등은 세바스찬이 미아의 공연에 참석하지 못하면서 폭발합니다. 미아는 거의 빈 객석 앞에서 원인 우먼 쇼를 공연하지만 반응은 냉담합니다. 뒤늦게 도착한 세바스찬은 사과하지만, 이미 상처받은 미아는 배우의 꿈을 포기하고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네 꿈이나 쫓아봐"라는 세바스찬의 말은 두 사람 모두에게 깊은 상처를 남깁니다. 이 장면에서 영화는 사랑과 꿈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예술가들의 비극을 정면으로 다룹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서 느껴지는 것은, 두 사람 모두 서로를 사랑했지만 각자의 꿈을 위해 희생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관계가 지속될 수 없었다는 현실적인 메시지입니다.
재즈와 예술, 순수함에 대한 철학적 질문
라라랜드에서 재즈는 단순한 배경 음악이 아니라, 예술의 순수성과 타협에 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핵심 장치입니다. 세바스찬은 재즈를 "죽어가는 예술"이라고 표현하며, 자신만의 재즈 클럽을 열어 이를 부활시키고 싶어 합니다. 그는 미아에게 재즈의 역사와 가치를 열정적으로 설명하는데, 이러한 순간들에서 그가 얼마나 이 음악을 사랑하는지가 드러납니다. 하지만 현실은 가혹합니다. 레스토랑 사장은 재즈 즉흥 연주를 금지하고 크리스마스 캐럴만 연주하라고 강요합니다. 이는 예술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떻게 상품화되고 통제되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입니다.
키스의 밴드 가입 제안은 세바스찬에게 또 다른 선택을 요구합니다. 키스는 "재즈를 현대화해야 한다"며 상업적 성공을 추구하지만, 세바스찬은 이를 재즈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으로 봅니다. 그럼에도 그는 미아를 위해, 안정적인 수입을 위해 이 제안을 받아들입니다. 밴드 공연 장면에서 화려한 조명과 흥겨운 음악 속에서도 세바스찬의 표정은 어둡습니다. 관객석에서 이를 지켜보는 미아 역시 낯선 느낌을 받습니다. 이 장면은 예술가가 자신의 신념을 저버리고 대중성을 선택할 때 느끼는 내적 갈등을 효과적으로 전달합니다.
영화의 결말에서 세바스찬은 결국 자신의 꿈이었던 재즈 클럽 "Seb's"를 오픈합니다. 클럽 안에는 그가 사랑했던 재즈의 오래된 물건들과 빈티지한 분위기가 가득합니다. 이는 그가 비록 미아와의 사랑은 잃었지만, 결국 자신의 예술적 신념을 지켰음을 보여줍니다. 5년 후 우연히 이 클럽을 방문한 미아는 세바스찬의 연주를 듣습니다. 그가 연주하는 곡은 두 사람의 첫 만남에서 울려 퍼졌던 그 멜로디입니다. 이 순간 영화는 환상 시퀀스로 전환되어, 만약 두 사람이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땠을지를 보여줍니다. 이 장면은 단순한 "만약"의 상상이 아니라, 예술가로서 성공과 사랑이라는 두 가지를 동시에 가질 수 없었던 현실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합니다.
평론가들과 대중 모두가 인정했듯이, 라라랜드는 역대급 뮤지컬 멜로 영화로 평가받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진정으로 탁월한 이유는 화려한 뮤지컬 넘버들 때문만이 아닙니다. 영화는 꿈과 예술, 사랑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예술가들이 겪는 상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줍니다. 두 사람이 각자의 꿈을 이루었지만 함께할 수 없었다는 결말은 해피엔딩도 새드엔딩도 아닌, 현실의 복잡성을 반영합니다. 마치 물줄기가 만났다가 자연스럽게 갈라지듯, 두 사람의 인생도 그렇게 흘러갔을 뿐입니다. 이것이 바로 라라랜드가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 예술과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은 작품으로 평가받는 이유입니다.
[출처]
[영화리뷰/결말포함] 가난한 피아니스트와 배우 지망생의 꿈에 대한 열정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 // 텔레토비 주의 (라라랜드): https://youtu.be/nD0dBZNDHj4?si=EoLLbrvErI0duVl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