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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도둑 일기 속 새로운 탄생의 수단, 철학적 도전장, 존재의 철학

by anmoklove 2025. 11. 19.

소설 도둑 일기

장 주네의 도둑 일기는 단순한 자서전이 아니라, 문학과 존재, 죄와 미, 자아와 글쓰기에 대한 급진적이고 전복적인 성찰의 공간이다. 프랑스 문학사에서 가장 독보적인 존재 중 하나인 장 주네는 이 작품을 통해 사회적으로 배제된 정체성, 즉 도둑, 배신자, 동성애자, 감옥 수감자의 시선에서 세상을 해체하고 재구성한다. 그는 자신을 미화하거나 정당화하지 않고, 오히려 그 추함과 타락을 찬미하며 독자에게 불편함과 사유를 동시에 요구한다. 도둑 일기는 범죄적 삶의 기록이면서 동시에 문학이 어떻게 윤리를 전복하고 존재의 새로운 형식을 창조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미학적 선언이기도 하다. 이 글에서는 도둑 일기를 세 가지 측면에서 분석한다. 첫째, 자서전의 형식을 해체하는 장 주네의 글쓰기 전략. 둘째, 도덕과 범죄의 경계를 흔들며 새롭게 구축되는 전복적 미학. 셋째, 자아를 해체하고 언어 안에서 다시 창조하는 문학적 존재론이다. 이에 소제목을 탄생의 수단, 철학적 도전장, 존재의 철학 으로 정리해서 내용을 진행하고자 한다.

소설 도둑 일기 속 새로운 탄생의 수단

장 주네는 도둑 일기에서 자서전이라는 장르에 대한 철저한 해체 작업을 수행한다. 일반적으로 자서전은 개인의 삶을 연대기적으로 서술하며, 작가의 내면 성찰과 인격의 성장 과정을 보여주는 문학 형식이다. 하지만 주네는 이 장르의 규범을 전복하고, 도리어 자서전이 전제하고 있는 ‘진실성’과 ‘통일된 자아’의 개념 자체를 의심한다. 그는 자신이 살아온 부랑과 도둑질, 감옥 생활, 배신과 동성애의 경험들을 서술하지만, 그것을 진실이라 단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독자에게 끊임없이 자신이 말하는 내용을 의심하게 만든다. 특정 장면에서는 극도의 감정적 서사를 풀어놓다가도, 곧바로 “이것은 꾸며낸 것이다” 혹은 “이렇게 말한 적은 없다”고 말하며 서사의 신뢰를 흔든다.

이러한 전략은 독자에게 불쾌함과 동시에 흥미를 유발한다. 도둑 일기의 진짜 주제는 사실 이야기의 내용이 아니라, 그 이야기를 어떻게 전달하고, 독자가 그 이야기를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있다. 주네는 자서전이라는 장르가 실제로는 매우 연극적이고 허구적인 형식임을 드러내며, 자전적 글쓰기를 ‘진실의 서술’이 아니라 ‘자신을 창조하는 문학적 행위’로 전환시킨다. 그는 글쓰기 자체를 하나의 배신 행위로 바라보며, 이 배신을 통해 자아를 해체하고, 새로운 서사를 구성한다. 여기서 글쓰기란 더 이상 기록이 아니라, 탈주와 변형, 그리고 새로운 탄생의 수단이 된다.

또한 주네는 글쓰기의 윤리적 책임마저도 의심한다. 그는 자신이 겪은 고통이나 타인의 배신, 혹은 성적 경험을 말하면서도 그것을 ‘기억’이 아닌 ‘문학적 상상’으로 처리한다. 실제로 있었는가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문학적으로 유효한가’이며, 주네에게 문학이란 언제나 진실보다 강력한 현실이다. 그는 언어가 현실을 반영하는 도구가 아니라, 오히려 현실을 창조하고 왜곡하고 재구성하는 힘임을 보여주며, 이로써 자서전이라는 장르가 숨기고 있던 허구성을 전면에 드러낸다. 도둑 일기는 자서전이 아니라 ‘허구의 자서전’이며, 작가 자신이 만든 무대에서 다양한 자아의 가면을 쓰고 등장하는 하나의 문학적 퍼포먼스다.

철학적 도전장 새로운 감각

장 주네의 문학은 도덕과 미학 사이의 경계를 파괴하는 데서 출발한다. 그는 사회적으로 타락하고 추하다고 여겨지는 것들, 예컨대 도둑질, 배신, 동성애, 감옥, 거짓말을 시적으로 찬양하며, 그 안에서 독창적인 아름다움을 발견한다. 도둑 일기는 이처럼 도덕적으로 혐오되거나 배제된 것을 문학적으로 고양시키는 전략으로 일관되어 있다. 특히 주네는 범죄를 단순한 반사회적 행위가 아니라, 체제에 대한 저항이며, 예술적 실천의 일환으로 간주한다. 그는 도둑질을 일종의 창조 행위로, 배신을 고결한 미적 선언으로 승격시키며, 전통적인 선과 악의 이분법을 해체한다.

주네는 이 작품에서 법적·도덕적 질서를 유지하는 중심 체계에 정면으로 도전한다. 그는 그 체계가 규정한 ‘범죄자’라는 위치를 수동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내면화하고, 그것을 자아의 정체성으로 구축한다. 그는 도둑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부끄러워하거나 숨기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문학적 무기로 삼아 사회의 도덕 규범을 조롱하고 전복한다. 그가 감옥에서 겪은 경험들, 사회로부터 받은 낙인, 배신과 폭력의 순간들을 그 자체로 시적 언어로 전환해냄으로써, 도덕적으로 '나쁜 것'이 예술적으로 '아름다운 것'으로 변환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러한 주네의 미학은 니체의 도덕 재평가 사상과도 연결될 수 있다. 니체는 기존의 도덕이 약자와 복종자에 의해 구성된 반동적 가치라고 주장했으며, 진정한 인간은 이 도덕을 극복해야 한다고 보았다. 주네 또한 유사한 입장에서, 기존의 도덕을 전복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작가로서의 위치를 자임한다. 그는 자신의 성적 지향과 범죄 이력을 낙인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통해 삶의 방식, 즉 존재의 방식 자체를 새롭게 정의한다. 이러한 점에서 도둑 일기는 단지 개인의 일탈에 대한 기록이 아니라, 도덕과 예술, 권력과 정체성에 대한 철학적 도전장이기도 하다.

그의 문체 또한 이 미학을 반영한다. 시적이고 유려하며, 때로는 장황하고 몽환적이기까지 한 주네의 문장은 혐오스러운 상황을 묘사할 때조차도 극도의 감각적 아름다움을 품는다. 그는 더러운 것, 외설적인 것, 고통스러운 장면을 문학적 언어로 감싸며, 독자가 그 안에서 미적 쾌감을 느끼게 만든다. 이는 독자로 하여금 기존의 윤리적 판단 기준을 흔들리게 만들며, 새로운 감각의 가능성을 탐색하게 한다. 도둑 일기에서 범죄는 죄가 아니라, 하나의 미적 행위이며, 윤리는 미학으로 치환된다.

존재의 철학 문학적 행위

도둑 일기에서 장 주네는 자신을 단일하고 고정된 자아로 묘사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다양한 모습으로 끊임없이 변신하며, 자신을 하나의 존재로서 고정시키는 모든 시도에 저항한다. 그는 도둑이자 시인이고, 성자이자 배신자이며, 감옥에 갇힌 존재이면서 동시에 문학 속에서 절대적 자유를 누리는 창조자다. 이와 같은 자아의 유동성은 도둑 일기의 전반적인 글쓰기 방식과 맞물려 있다. 글쓰기는 주네에게 있어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존재를 해체하고 다시 구성하는 근본적인 행위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고백하는 동시에 조롱하고, 자신이 만든 이야기의 진실성을 의심한다. 자아는 고백 속에서 생성되지만, 그 고백이 다시 허구임을 고백함으로써 자아는 무너진다. 이렇게 무너진 자아는 글쓰기의 다음 문장에서 또 다른 방식으로 다시 만들어진다. 주네는 자아란 고정된 본질이 아니라, 언어를 통해 반복적으로 구성되는 가변적 실체임을 보여준다. 그는 글을 통해 자아를 해체하고, 언어를 통해 자아를 창조한다. 이 과정은 단지 문학적 장치가 아니라, 그가 살아온 삶의 방식이며, 존재의 철학이다.

이러한 자아의 해체와 창조는 미셸 푸코나 자크 라캉의 사유와도 접점을 이룬다. 푸코는 주체가 권력과 담론에 의해 구성된다는 점을 강조했고, 라캉은 주체가 언어에 의해 분열된 존재임을 말한다. 주네의 글쓰기는 이 둘을 종합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그는 사회적 권력으로부터 배제된 자로서, 그 권력의 언어를 차용하고 전복하며 자신을 구성하고, 동시에 그 언어를 해체하며 새로운 문학적 자아를 창조한다. 도둑 일기의 주체는 사회에 의해 규정되면서도, 그 규정으로부터 벗어나 끊임없이 자신을 새롭게 정의하는 탈중심적 존재다.

결론적으로 도둑 일기는 글쓰기 자체가 하나의 존재론적 실험이자 예술 행위임을 보여준다. 주네는 언어를 통해 자아를 산산조각 내고, 그 파편을 시처럼 엮어 새로운 존재의 형식을 만든다. 그는 감옥이라는 물리적 공간에서 자유를 박탈당했지만, 글쓰기라는 문학의 공간에서는 무한한 자유를 획득한다. 도둑 일기는 바로 그 문학적 자유의 증거이며, 자아의 탄생이 언제나 언어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을 철저히 보여주는 작품이다.

결론적으로 도둑 일기는 하나의 급진적인 문학 실험이다. 장 주네는 자서전이라는 장르를 해체하고, 도덕과 윤리의 경계를 넘어서 범죄와 추함을 새로운 미학으로 승화시키며, 자아를 끊임없이 파괴하고 다시 창조한다. 그의 글쓰기는 독자에게 단순한 감상의 공간이 아니라, 도덕적 혼란과 미학적 감동, 존재론적 성찰을 동시에 요구하는 공간이다. 도둑 일기는 그 자체로 하나의 문학적 행위이며, 그 안에서 우리는 문학이 사회적 규범을 해체하고, 존재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힘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작품은 글쓰기가 단지 삶을 기록하는 도구가 아니라, 삶 자체를 다시 쓰는 혁명적인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