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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얼굴 리뷰 (박정민 연기, 사회적 시선, 미스터리 스릴러)

by anmoklove 2026. 1. 30.

얼굴

2025년 가장 주목받는 한국 영화 중 하나인 '얼굴'은 개봉 전부터 157개국에 선판매되며 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 기립박수를 받은 화제작입니다. 연상호 감독의 초기 작품들이 보여준 인간 내면의 추악함을 파고드는 시선을 계승하면서도, 박정민 배우의 1인 이역 연기가 새로운 차원의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미스터리 스릴러를 넘어, 우리 사회가 가진 외모 중심주의와 편견, 그리고 진실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깊은 성찰을 요구하는 작품입니다.

박정민 연기의 정점을 보여주는 1인 이역

박정민은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1초 만에 출연을 확정했다고 알려진 이 영화에서, 현대와 과거, 일반인과 시각 장애인이라는 극명하게 다른 두 인물을 완벽하게 소화해냅니다. 영화는 대한민국 최고의 정각 장인이자 50년간 뼈를 깎는 노력으로 자리에 오른 시각 장애인 아버지와, 그의 아들 동안의 이야기를 축으로 전개됩니다. 어느 날 갑자기 경찰서로부터 걸려온 전화는 동안의 인생에 변곡점을 가져옵니다. 생전 처음 듣는 이름인 정영희, 그녀는 바로 동안의 친모였고, 40년 만에 백골 상태로 발견된 것입니다.
박정민의 연기는 단순히 두 역할을 구분하는 수준을 넘어섭니다. 시각 장애를 가진 아버지 역할에서는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의 미묘한 감각과 몸짓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아들 동안 역할에서는 평생 알지 못했던 어머니의 진실을 마주하며 겪는 혼란과 분노를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특히 과거 회상 장면에서 젊은 시절 아버지의 모습을 연기할 때는 시대적 배경과 인물의 심리 상태를 동시에 표현해내는 놀라운 연기력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연기는 관객으로 하여금 한 사람의 배우가 연기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게 만들며, 영화 속 세계에 완전히 몰입하게 만드는 핵심 요소로 작용합니다. 영화를 본 관객들은 박정민의 연기를 "연기의 정점"이라고 평가하며, 그가 보여준 섬세한 감정 표현과 캐릭터 구축 능력에 찬사를 보냅니다.

사회적 시선과 외모 차별이라는 날카로운 메시지

영화 '얼굴'이 다루는 가장 핵심적인 주제는 바로 외모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그로 인한 폭력입니다. 동안이 어머니 정영희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것은 "못생겼다"는 표현입니다. 이모들은 조문 자리에서조차 "영인는 얼굴이 못생겨서 사진 찍는 걸 좋아하지 않았어"라며 고인을 폄하합니다. 청풍 피복 공장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들도 "그게가 좀 애매한데, 아무튼 안 좋아, 못생겼어"라고 말합니다. 심지어 사건의 핵심 인물인 백주상조차 40년이 지난 후에도 "그 못생긴년"이라고 지칭합니다.
이러한 반복적인 외모 비하는 단순한 배경 설정이 아닙니다. 영화는 정영희가 겪었을 차별과 폭력이 그녀의 외모에서 비롯되었음을 암시하며, 우리 사회가 얼마나 외모 중심적이고 잔인한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특히 백주상이라는 인물을 통해 보여지는 권력형 성범죄와 그것을 묵인하는 사회 구조는, 외모 차별이 단순한 개인의 편견이 아닌 구조적 폭력임을 보여줍니다. 진숙이라는 캐릭터가 겪은 일과 그것을 막으려 했던 정영희의 용기, 그리고 그 결과로 이어진 비극은 4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은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상징합니다. 관객들이 지적한 것처럼, 이 영화는 조롱, 자격지심, 체면치레, 주변의 평가와 동조, 사회적 시선에 신경 쓰는 우리의 모습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만듭니다. "착한 사람인 척하는 나쁜 사람"에 대한 정영희의 순수한 질문은, 선과 악을 구분하는 기준이 외면이 아닌 행동에 있어야 함을 일깨워줍니다.

미스터리 스릴러로서의 탁월한 완성도

'얼굴'은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으면서도 미스터리 스릴러로서의 장르적 재미를 놓치지 않습니다. 영화는 초반 10분부터 관객을 사로잡으며, 이후 숨도 못 쉴 만큼 긴장감 넘치는 전개를 이어갑니다. 40년 전에 묻힌 시신, 타살 가능성, 공소시효가 지난 사건, 그리고 "그놈이 안 잡혔어"라는 충격적인 반전까지, 영화는 계속해서 관객의 예상을 뒤엎습니다. 욕망의 고난이라는 PD 캐릭터는 탐정 역할을 하며 진실을 파헤쳐가고, 이 과정에서 드러나는 청풍 피복 공장의 비밀, 백주상의 범죄, 그리고 정영희가 남긴 증거들은 퍼즐처럼 맞춰지며 전체 그림을 완성합니다.
특히 현대와 과거를 넘나드는 구성은 단순한 시간 이동이 아닌, 두 시대가 가진 유사성과 차이점을 대비시키며 주제를 강화합니다. 1980년대 산업화 시대의 호황기, "나라가 일어서고 있었다"는 시대적 배경 속에서 정신없이 돌아가는 톱니바퀴 같은 사회 구조는, 개인의 존엄성보다 생산성을 우선시하던 당시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재현합니다. 그 속에서 정영희라는 한 부품이 어떻게 소모되고 버려졌는지를 보여주는 방식은 냉정하면서도 가슴 아픕니다. 영화는 믿음과 의심, 아름다움과 추함이라는 이분법적 개념들을 절묘하게 뒤섞으며, 진실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질문하게 만듭니다. 백주상이 마지막에 내뱉은 말의 진위, 정영희가 실제로 겪었을 일들, 그리고 사진 한 장 남기지 못한 그녀의 얼굴에 대한 궁금증은 영화가 끝난 후에도 관객의 마음속에 깊은 여운으로 남습니다. 이는 단순히 범인을 찾는 것이 아닌, 한 인간의 삶과 죽음, 그리고 그를 둘러싼 사회의 폭력성을 탐구하는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영화 '얼굴'은 뛰어난 연기와 몰입하게 만드는 스토리 진행, 그리고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직시하게 만드는 날카로운 시선을 가진 작품입니다. 복잡하고 생각할 점이 많은 내용이지만, 바로 그 기괴함과 묘한 여운 때문에 더욱 가치 있는 영화입니다. 9월 10일 개봉하는 이 작품은 단순한 오락을 넘어, 관객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힘을 가진 영화로 기억될 것입니다.


[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https://youtu.be/HSm7fvMHe8E?si=h__gK-a2tTuwbkG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