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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플래쉬 리뷰 (완벽주의 교육, 스승과 제자, 광기의 연주)

by anmoklove 2026. 2. 22.

위플래쉬

재능 있는 드러머 앤드류가 완벽을 추구하는 스승 플레처를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위플래쉬'는 음악영화의 틀을 넘어 심리 드라마이자 스릴러에 가까운 긴장감을 선사합니다. 저예산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두 인물 간의 심리적 대결과 광기 어린 연주는 관객을 스크린 속으로 빨아들이며, 마지막 9분은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완벽주의 교육의 양면성과 플레처의 교육 철학

영화 속 플레처 교수는 전통적인 교육 방식을 완전히 벗어난 인물입니다. 그는 학생들에게 물리적, 심리적 폭력을 가하며 극한까지 몰아붙이는 방식으로 지도합니다. 트럼본 연주자에게 음정이 틀렸다며 의자를 집어던지고, 앤드류의 뺨을 때리며 카운트를 세우라고 강요하는 장면들은 관객에게 충격을 안겨줍니다.
플레처는 자신의 교육 방식을 정당화하기 위해 버디 리치의 이야기를 꺼냅니다. 그는 "수치심, 분노, 압력을 이겨내고 나서야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며, 조언과 위로는 오히려 재능을 죽인다고 주장합니다. 실제로 그의 제자였던 션은 플레처의 교육 방식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지만, 플레처는 이를 교통사고로 위장하며 자신의 방식에 대한 책임을 회피합니다.
이러한 완벽주의 교육은 학생을 한계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가능성과 동시에, 학생을 파괴할 수 있다는 위험성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습니다. 플레처는 "Good job"이라는 말이 재능을 죽인다고 말하지만, 그의 방식이 정말 위대한 음악가를 만들어내는 유일한 길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습니다. 앤드류가 니콜과 헤어지며 "나는 위대한 드러머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장면은 플레처의 교육 철학이 앤드류의 내면 깊숙이 침투했음을 보여줍니다. 영화는 이러한 완벽주의 추구가 과연 정당한가에 대한 질문을 관객에게 던지며, 명확한 답을 제시하지 않습니다.

스승과 제자 관계의 복잡한 역학 구조

앤드류와 플레처의 관계는 단순한 스승과 제자의 틀을 넘어섭니다. 첫 만남에서 플레처는 앤드류에게 찰리 파커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자신감을 심어주지만, 곧이어 더블 타임 스윙 연습에서 그를 극한까지 몰아붙입니다. 템포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수십 번 연주를 반복시키고, 앤드류의 눈물을 조롱하며 더욱 자극하는 플레처의 모습은 교육자의 범주를 벗어난 학대에 가깝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앤드류 역시 이러한 관계에 능동적으로 참여한다는 것입니다. 그는 손에 피가 나도록 연습하고, 자는 시간을 빼고는 오직 드럼에만 몰두합니다. 데이트 날 니콜과 시간을 보내면서도 드럼 생각을 멈추지 못하며, 결국 그녀와 헤어지면서까지 드럼을 선택합니다. 이는 플레처의 강요만이 아니라 앤드류 스스로의 욕망이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재즈바에서 우연히 재회한 두 사람의 대화 장면은 이들 관계의 복잡성을 잘 드러냅니다. 플레처는 자신의 교육 방식에 대해 설명하며 일종의 변명을 늘어놓고, 앤드류에게 다시 연주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그러나 이는 앤드류를 함정에 빠뜨리기 위한 계획된 복수였습니다. 마지막 공연에서 앤드류를 공개적으로 망신 주는 플레처의 모습은 이들의 관계가 단순한 교육이 아닌 권력 게임이었음을 드러냅니다. 하지만 영화의 결말에서 앤드류가 스스로 무대로 돌아와 자신만의 연주를 시작하고, 플레처가 그에게 미소 지으며 호응하는 장면은 이들의 관계가 증오와 존경, 파괴와 창조가 뒤섞인 복잡한 감정의 결합체임을 보여줍니다.

광기의 연주가 만들어낸 영화적 완성도

'위플래쉬'의 가장 큰 강점은 음악을 활용한 영화적 연출에 있습니다. 특히 마지막 9분간의 연주 장면은 편집, 음악, 연기가 완벽하게 어우러진 명장면으로 평가받습니다. 앤드류가 예상치 못한 악보로 망신을 당한 후 무대를 떠났다가 다시 돌아와 스스로 연주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영화는 절정에 이릅니다.
영화는 거대한 스케일의 액션도, 성적인 긴장감도 없지만 심리적 긴장감만으로 관객을 압도합니다. 버스 고장으로 경연에 늦을 위기에 처한 앤드류가 차를 렌트해 전속력으로 달리다 교통사고를 당하는 장면,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무대에 올라가 피 묻은 손으로 드럼을 치는 장면은 스릴러 영화를 방불케 합니다. 특히 연주 중 손에서 스틱이 날아가고, 피가 드럼에 튀는 장면들은 음악 연주가 아닌 생존을 위한 싸움처럼 느껴집니다.
J. K. 시몬스와 마일스 텔러 두 배우의 연기는 영화의 완성도를 한층 높입니다. 시몬스는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플레처라는 캐릭터에 생명을 불어넣었고, 텔러 역시 실제로 드럼을 배워 연주 장면을 소화하며 앤드류의 광기와 열정을 설득력 있게 표현했습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앤드류가 더블 타임 스윙으로 넘어가며 무아지경의 연주를 펼치고, 플레처와 눈을 마주치며 호흡을 맞추는 장면은 언어 없이도 두 사람 사이의 모든 감정을 전달합니다. 그 순간 그곳에는 증오도 복수도 없고, 오직 음악을 향한 순수한 열정만이 남아있습니다.

결론

'위플래쉬'는 음악영화의 틀을 넘어 완벽주의, 교육, 인간관계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플레처의 광기 어린 교육 방식과 앤드류의 발악에 가까운 연주는 관객에게 불편함과 동시에 강렬한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영화는 명확한 답을 제시하지 않지만, 그렇기에 더욱 오래 여운이 남습니다. 마지막까지 더하거나 뺄 부분 없이 빠르게 달려가는 전개와 두 배우의 완벽한 연기는 이 영화를 현대 음악영화의 걸작으로 만들었습니다.

 

[출처]
[영화리뷰/결말포함] 재능있는 드러머가 완벽에 집착하는 스승을 만났을 때.. 몰입감 최고의 영화 '위플래쉬' 리뷰: https://youtu.be/1UmyiOps6rQ?si=tOEI-VHAUE2ec_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