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추리소설은 2025년 현재, 단순한 ‘범죄 해결’ 중심의 이야기를 넘어 사회적 메시지와 인간 심리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은 장르로 성장하고 있다. 기존 작가들의 지속적인 작품 활동과 더불어, 신예 작가들의 참신한 소재와 파격적인 서사 전개가 두드러지며 장르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다. 또한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작가들이 활발히 활동하면서 추리소설은 더 이상 종이책에 국한되지 않는 콘텐츠로 진화 중이다. 지금 이 순간 주목해야 할 한국 추리소설 작가들을 소개한다.
2025년 한국 추리소설 작가들 1. 기존 작가들
한국 추리소설의 발전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작가가 김언수다. 그는 2010년대 초반 『설계자들』을 통해 국내외 문학계에 이름을 알렸다. 이 작품은 단순한 추리소설이 아닌, 하드보일드 스타일의 냉소적 세계관과 한국 사회의 이면을 날카롭게 포착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설계자들』은 영어, 불어 등으로 번역되어 미국, 프랑스 등에서 정식 출간되었고, 미국의 Penguin Random House를 통해 글로벌 독자층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영상화 논의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김언수의 작품 세계는 문학을 넘어 영상 콘텐츠로 확장 중이다.
정유정은 ‘심리 스릴러’라는 장르를 대중에게 각인시킨 대표적인 작가다. 『종의 기원』은 사이코패스 주인공의 내면 심리를 정밀하게 해부한 작품으로, 인간 본성과 선악의 경계를 탐구하며 수십만 부의 판매를 기록했다. 그녀의 서사는 언제나 인간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추리와 심리학, 문학이 교차하는 지점을 제시한다. 2024년 하반기에는 새로운 장편소설 발표가 예정되어 있으며, ‘내면 탐색형 추리소설’의 진화된 형태를 선보일 것이라는 예고로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김재희 작가는 여성 작가로서 장르문학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졌다. 『셜록을 위한 방』, 『서울, 어느 날 그녀가』 등은 여성 인물의 시각에서 사건을 풀어가는 서사로, 기존의 남성 중심 추리소설 문법을 뒤흔들었다. 특히 감정의 흐름과 인간관계의 미세한 균열을 추리적 방식으로 풀어내는 솜씨는 독보적이다. 최근에는 역사 추리소설 시리즈 기획을 밝히며 장르적 확장을 꾀하고 있다. 그녀의 스타일은 차분하면서도 치밀한 긴장감을 유지하는 데 강점을 보이며, 문학성과 상업성을 모두 잡은 작가로 평가된다.
2. 떠오르는 신예 작가들
장르문학 시장의 변화 속에서 가장 두드러진 흐름은 ‘신예 작가들의 약진’이다. 그중 조예은은 최근 몇 년간 가장 활발하게 활동 중인 작가로, 『뉴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이라는 작품을 통해 대중과 평단 모두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해당 작품은 블랙코미디, 디스토피아, SF적 요소, 그리고 추리구조가 절묘하게 융합된 소설로, 2022년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조예은은 기존의 고전적인 추리 방식에서 벗어나, 사회 풍자와 장르 해체를 통해 새로운 독자층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강태식은 『굿바이 동물원』으로 널리 알려졌으며, 디스토피아와 철학적 주제를 결합한 복합 장르 소설을 추리의 틀 안에서 녹여낸 작가다. 그의 작품은 단순히 범죄의 진실을 파헤치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 존재와 사회 시스템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데 초점이 있다. 특히 강태식의 글은 문학성과 실험성이 높아 대중적인 흥행보다는 깊이 있는 독자층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2024년에는 새로운 장편 발표도 예고되어 있다.
박서련은 여성 작가로서 감각적인 문체와 젊은 감수성을 추리 장르에 접목시키며, 특히 20~30대 여성 독자층의 지지를 받고 있다. 그녀의 작품 『더 셜리 클럽』은 탐정소설과 페미니즘을 결합한 독창적인 스타일로 주목받았다. SNS와 독립출판을 통해 꾸준히 활동하며, 대중과의 소통 능력이 뛰어난 점도 특징이다. 박서련은 매체 연재와 인터뷰 등에서 “추리소설은 가장 현실적인 문학 장르”라고 말하며, 실존적 고민을 장르 안에서 풀어내고자 한다. 그녀의 문학 세계는 더 많은 확장 가능성을 지닌다.
3. 부상하는 작가들
한국 추리소설 시장은 단지 종이책 출판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최근 몇 년 사이 웹소설 플랫폼과 오디오북, 북튜브, 팟캐스트 등의 확산은 추리 장르의 저변을 넓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에 따라 플랫폼 중심의 새로운 작가들도 부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카카오페이지, 네이버 시리즈, 문피아 등에서는 추리/스릴러 웹소설이 장기 연재되고 있으며, 몇몇 작품은 수십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플랫폼에서는 독자들의 빠른 피드백과 높은 상호작용 덕분에 작가가 작품을 실시간으로 개선하거나 전개를 조정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특히 이 방식은 신인 작가에게 데뷔의 기회를 제공할 뿐 아니라, 기존 작가에게도 새로운 실험의 장을 마련해 준다.
또한, 오디오북 플랫폼에서는 성우 낭독을 통해 추리소설의 긴장감을 극대화한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다. 밀리의 서재, 윌라, 오디오클립 등에서는 인기 장르 소설이 음성 콘텐츠로 재해석되며 새로운 팬층을 만들고 있으며, 일부 작가는 오디오북 전용 작품을 기획하거나 아예 소리 중심의 구성으로 창작을 시도하고 있다.
이 외에도 북튜브와 SNS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들이 많아졌다. 창작자의 목소리로 스스로 작품의 배경이나 캐릭터를 소개하고, 독자들과의 실시간 소통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전략은 특히 2030 세대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 영상 콘텐츠 제작사와 출판사 또한 이런 작가들에게 주목하고 있으며, OTT 드라마화와 웹툰화 등 다매체 확장이 본격화되고 있다.
2024년, 한국 추리소설은 새로운 작가들의 창의성과 다양한 플랫폼의 융합으로 더 넓은 독자층에게 다가가고 있다. 기존의 탄탄한 작가군은 깊이와 문학성을 더하고, 신예 작가들은 장르의 경계를 허물며 혁신을 이끌고 있다. 플랫폼 중심의 창작 환경은 이러한 변화의 가속도를 높이고 있으며, 독자들은 더 다양하고 수준 높은 추리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지금 주목할 작가들의 이름을 기억하고, 그들의 세계를 직접 탐험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