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의 사랑, 육체와 정신, 역사와 존재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동유럽 체코의 1968년 ‘프라하의 봄’을 배경으로 인간의 존재 의미, 사랑과 자유, 육체와 정신의 이분법을 문학적으로 해부한 실존주의 소설의 결정판이다. 철학과 소설, 사유와 이야기, 사적인 감정과 공적인 역사 사이를 넘나드는 이 작품은 제목에서부터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진다. “존재는 본래 가벼운가, 무거운가?”라는 니체적 물음을 시작으로, 쿤데라는 인간의 삶이 반복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존재를 얼마나 가볍게 만들며, 동시에 그 가벼움을 견디기 어려울 만큼의 무게로 전환시킨다고 말한다. 주인공 토마시, 테레사, 사비나, 프란츠 네 인물의 삶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존재의 무게 혹은 가벼움을 살아간다. 이들은 사랑과 성, 배신과 충성, 망명과 귀향, 꿈..
2025. 12. 27.
중국신화전설의 신화체계, 문화기원, 해석사
위앤커의 중국신화전설은 중국 고대 신화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문헌학적, 역사문화학적으로 해석한 대표적 저작으로, 방대한 자료와 날카로운 분석을 통해 중국 신화가 단순한 신비적 이야기의 집합이 아니라 중국인의 사고방식과 집단적 무의식을 반영한 거대한 사유체계임을 드러낸다. 이 책은 단순한 이야기 모음집이 아니라, 중국의 형이상학, 우주론, 인간관, 정치의식, 자연관, 성 역할 등 다양한 철학적 사유와 연결된 신화 구조를 분석하고 있으며, 서양 중심의 비교신화학이 간과해온 동아시아 신화의 독창성과 깊이를 보여주는 중요한 작업으로 평가받는다. 위앤커는 『산해경』, 『초사』, 『사기』, 『후한서』, 민간 설화와 도교 문헌까지 아우르며 고대 신화를 종합하는데, 각 신화의 변형과 중첩, 시대에 따른 의미 변환을 정..
2025. 12. 26.
넙치의 신화와 역사, 여성과 권력, 역사적 은유
귄터 그라스의 넙치는 독일 현대문학에서 가장 독창적이고 방대한 서사 중 하나로, 단일한 줄거리보다 수천 년에 걸친 인류의 역사, 신화, 성의 정치학, 음식 문화, 그리고 언어의 실험적 가능성을 압축적으로 담아낸 거대한 서사시다. 이 작품은 귄터 그라스가 1977년에 발표한 장편소설로, 전작인 양철북의 서사 실험을 더욱 확장시킨 형태라 할 수 있다. 작품의 중심은 넙치라는 말을 하는 신비한 물고기이며, 그는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주인공과 함께 인간 문명을 지켜본 존재로 등장한다. 주인공은 넙치를 포획하고 대화를 나누며, 인류 역사 속에서 여성이 담당한 역할, 남성 중심 권력의 구조, 폭력과 창조성, 음식과 지배의 상징 등을 되짚는다. 작품 전체는 현실과 환상, 신화와 일상이 넘나드는 구성으로 이루어지며, ..
2025. 12. 25.